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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집구하기 #1 UR주택을 아시나요?

UR주택을 아시나요

취업이나 유학 이민으로 일본에 살게 되면 가장 먼저 해야할 일이 내가 살집을 마련하는 것이다.
집을 빌리거나 구입할 경우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에서도 대부분 부동산 소개 회사를 이용한다.

부동산소개업체는 사설부동산 소개 업체와 공적부동산 소개 업체로 나뉜다.
한국에서 집을 빌릴 때 우리는 부동산업자를 찾아가서 빈방을 소개받는다. 이런 부동산업자는 규모가 큰 회사도 있고 복덕방이라고하는 동네의 작은 부동산소개업자도 있다.
이렇게 민간인이 운영하는 업체를 사설 부동산 업체 또는 사설 부동산 소개 회사라고 한다.

이와는 달리 정부나 시군에서 운영하는 주공아파트나 임대아파트는 정부나 시군이 관리하게 되는데 이런 업체를 공적 부동산 업체라고 한다.

일본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사설 부동산 업체와 공적 부동산 업체가 있다.
사설부동산업체는 스모(SUUMO). 호므즈(HOME’S), 찐타이(CHINTAI) 등의 대형부동산 회사뿐만 아니라 개인이 운영하는 동내의 조그만 부동산 소개 회사도 있다.

이 사설부동산 업체는 빈집을 내놓는 집주인과 집을 빌리려는 세입자를 연결해주고 그 수수료를 받아 운영한다. 한국의 사설 부동산 소개 업체와 같다.

공적 부동산 업체란 UR주택. 토에이(都営) 주택 등을 들 수 있다.
UR주택은 정부가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이고 토에이(都営) 주택은 도쿄도에서 운영하는 부동산 회사다.
오늘 소개하는 UR주택은 일본 국토 교통성이 주관하는 일본에서 제일 큰 공적 부동산 업체다.

보통 일본에서는 유아르(UR) 또는 유아르츄유타크(UR住宅) 라고 한다.
정식 명칭은 UR都市機構라고 하는데 위로는 홋카이도(北海道) 아래로는 큐슈(九州)까지 일본의 대부분을 커버하고 있다. 게다가 UR주택은 부동산 소개뿐만 아니라 직접 주택을 지어서 분양 및 관리까지 모든 과정을 UR주택이 맡아서 운영한다.

전국의 UR주택의 거주인구만 해도 200만명을 넘는 세계최대 규모의 부동산 업체다.
나도 UR주택에 20년째 살고 있는데 보증인을 구하기 어려운 외국인에게는 아주 좋은 제도라고 생각한다.
참고로 이 글은 광고가 아닌 개인적 체험임을 밝혀 둔다.

이번 글은 일반 사설부동산을 통해 집을 빌릴 경우와 UR주택을 이용할 때 들어가는 초기비용에 대해서 알아보겠다.

결론! (성격 급한 분을 위해)

・사설부동산에 비해 UR주택은 초기비용이 아주 적게 든다!
・사설부동산은 이사할 때 보증금의 상당부분을 돌려받지 못한다.

그러면 초기비용에 들어가는 항목은 무엇이고 어떤 비용이 돌려받을 수 없는가에 대해서 하나하나 집어보자.

1.보증금(敷金)

보증금은 일본어로는 敷金(しききん) 이라고 한다.
사설 부동산의 경우에 보증금은 월세의 1개월 또는 2개월치를 지불한다.
값싸고 오래된 건물의 경우 월세의 1개월치인 경우도 있지만, 비교적 새 건물이거나 주위환경이 좋은 건물은 대체로 2개월치의 보증금을 지불한다.

그렇다고 해도 한국의 월세 보증금에 비하면 훨씬 적기 때문에 자금 부담은 비교적 적은 편이다.
다만, 한국과 달리 일본은 이사할 때 보증금을 전액 돌려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일본은 보증금에서 원상복구비와 청소비, 소독비 등을 제외한 금액을 돌려받는다.
UR주택은 건물의 위치나 새건물과는 관계없이 일률적으로 2개월치의 보증금을 내게 된다.

2. 사례금(礼金)

일본어로는 礼金(れいきん) 이라고 한다.
한국사람이나 외국인에게는 이 礼金을 이해하기가 조금 어렵다.
사례금(礼金)이란 집주인이 집을 빌려주어서 고맙다는 감사의 마음을 집주인에게 전달하기 위해서 지불하는 일종의 답례 비용으로 사설 부동산의 경우 월세의 1개월에서 2개월치분을 지불한다.

주변환경이 좋지않다거나 오래된 건물의 경우 사례금이 없는 경우도 있다. 요즘에는 사례금(礼金)을 없애는 대신에 월세를 높게 책정하는 경우도 있다.

“내가 공짜로 집을 빌리는 것도 아니고 내돈으로 집을 빌리는 건데 왜 집주인에게 감사하다고 사례금을 지불해야 하는가?”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많을 것이다.
이 것은 일본의 오래된 관습이기때문에 “그냥 그렇구나~”라고 따를 수밖에 없다.
물론 사례금은 당연히 돌려받을 수 없는 돈다.

이와 반대로 UR주택은 사례금(礼金)이 없다.

3. 부동산 소개비(仲介手数料)

부동산 소개비는 일본어로 仲介手数料 라고 한다.
당연히 부동산을 통해서 집을 빌리기 때문에 소개비 명목으로 일반적으로 월세의 1개월치분에 세금을 포함한 금액을 지불한다. 당연히 없어지는 비용이다.
그러나 UR주택은 정부가 직접 운영하기 때문에 부동산 소개비(仲介手数料)도 없다.

4. 열쇠교환비(鍵交換費)

사설부동산에서 집을 빌릴 경우 전에 살던 집의 열쇠를 새로 바꿔 달아야만 하는데 그 비용을 새로 입주하는 사람이 부담해야만 한다.
한국은 보통 집주인이 이런 비용을 다 부담하지만 일본은 세입자가 부담한다. 보통 5천엔에서 1만엔정도의 비용을 지불한다.
그러나 UR주택은 열쇠교환비(鍵交換費)가 필요 없다.

5.보험가입비(火災保険料)

일본은 지진이 많은 나라다.
살다 보면 화재와 같은 사고가 날수도 있다.
일본은 이런 자연재해나 사고를 대비해서 입주시에 화재보험과 지진보험을 든다.
이 비용은 집의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1만엔 ~ 2만엔 정도가 든다.

그러나 UR주택은 정부가 보험에 가입되어 있기 때문에 따로 보험을 별도로 가입할 필요가 없다. 따라서 보험가입에 따른 추가 비용을 부담하지않아도 된다.

6. 보증보험회사(保証会社) 수수료

일본에서는 집을 빌릴 경우 반드시 보증인이 필요하다.
보증인이란 한국의 보증인과 그 개념이 같다.
내가 만일 방세를 밀렸다거나 방세를 밀린 채로 도망을 갔다던지 했을 경우에 나 대신 방세를 지불해야하는 사람을 말한다.
당연히 보증인은 방세를 지불할 능력이 있는 일정수준의 소득이 있는 일본인 또는 영주권자여야만 한다.

일본의 보증금은 한국과 달리 일반적으로 월세의 2개월치 정도다.
한국처럼 방세의 반년치나 1년치를 받는다면 한두 달 방세를 밀려도 보증금에서 깔 수 있지만, 일본은 방세를 한두달만 밀려도 보증금이 없어지기 때문에 이런 경우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보증인 제도를 두고 있다.
게다가 일본은 이사할 때 원상복구비와 청소비 소독비 등을 추가로 지불해야 하기 때문에 집주인은 큰 손해를 보게 된다.

이 사정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한국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냐”라고 하는데 이는 잘못된 소문이다.
예전에 일본에서 대지진이 발생했을 때 한국인들이 집세도 내지 않고 한국으로 다들 돌아가는 바람에 이런 보증인 제도가 생겼다고 하는 이상한 헛소문이 떠돌기도 하는데 이것 역시 잘못된 소문이다.

따라서 보증인은 외국인뿐만 아니라 일본인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절대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아니므로 이런 말은 무시해도 된다.

그런데 일본에 처음 정착하는 사람들은 일본인 지인이 없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보증인을 세우기 어렵다.
이럴 경우에 보증인 대신에 보증보험회사를 통해서 보증보험회사가 대신 보증을 서게 되는데 월세의 약 1개월치를 수수료로 지불한다.

만일 보증인을 세울 수 있다면 보증보험 수수료는 부담하지않아도 된다.
유학생이나 회사에 취업한 경우에는 학교나 회사에 보증을 부탁하는 것도 좋은 방법 중에 하나다.
물론 UR주택은 정부가 보증을 서기 때문에 이런 비용이 들지 않는다.

따라서 사설부동산을 이용할 경우 보증금, 사례금, 부동산소개비, 열쇠교환비, 보험료, 보증보험회사 수수료 그리고 1개월치 월세와 관리비를 포함해서 최소 4개월치, 최대 7개월치의 월세 비용을 준비해야 한다.
UR주택은 보증금과 첫 달의 선불 월세와 관리비만 필요하기 때문에 최대 3개월치의 월세 비용만을 준비하면 된다.

이처럼 초기비용을 보면 사설부동산에 비해 UR주택이 훨씬 적게 드는데다 보증인도 필요 없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사설 부동산보다 UR주택을 추천한다.

이외에도 사설부동산의 경우에는 보통 2년계약을 하게 되는데 계약기간이 끝나면 이사를 가야만 한다. 만일 더 살고 싶다면 재계약을 해야 하는데 이 경우 월세의 1월치분을 지불해야한다.
따라서 2년마다 갱신비용 명목으로 1개월치의 월세가 추가로 들게 된다.

UR주택의 경우는 갱신료가 없어서 10년을 살던 20년을 살던 추가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
게다가 이사할 때 원상복구비를 보증금에서 제한 금액을 돌려받게 되는데 UR주택은 정부에서 각 지역별로 원상복구 업체를 지정해서 운영하기 때문에 사설 부동산 회사에 비해서 원상복구비가 상당히 저렴한다.

나는 1년살고 이사했을 때 가장 적게 나왔던 원상복구비가 0엔이였다.
지금까지 대체적으로 2,000엔 ~ 4,000엔 정도를 지불했다. 벽지에 흠집을 냈던 적도 있었는데 큰 벽지 한장을 통째로 갈아야해서 이때는 7000엔인가 8000엔 정도의 원상복구비를 지불했던 것 같다. 만일 일반 사설부동산 이였다면 최소한 4만엔 이상은 지불해야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