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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집구하기 #2 UR주택의 장단점

1. 주변환경

집을 구하는데 주변환경은 가장중요한 요소중의 하나다.
역에서 얼마나 떨어져 있는가?
버스를 갈아타야만 하는가?
주택가인가? 오피스가 인가? 환락가인가? 등등 꽤 많은 것을 고려해야만 한다.

그 중에서도 밤과 낮시간대가 확연히 다른 모습의 동네가 가장 큰 문제다.
낮에는 조용하던 동네가 밤이 되면 환락가로 변한다던지 밤만 되면 오토바이 폭주족들로 인해 시끄러워서 잠을 못잔다던지 말이다.
이런 문제에서 조금이라도 벗어나려면 되도록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선택하는 것이 좋다.

UR주택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구성된 곳이 많아서 주변환경이 아파트 단지에 맞게 구성되고 유치원 공원 녹지 등과 같은 시설도 잘 갖춰져 있는 곳이 많은데다 아파트 단지가 넓어서 폭주족의 피해도 덜하다.
그러나 UR주택도 아파트 단지가 아닌 건물 하나만 달랑 있는 UR맨션도 있다. 이런 아파트는 되도록 낮과 밤 시간대 모두 직접 가서 주변환경에 문제점은 없는지 미리 확인해야한다.
물론 사설부동산은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 조성되는 곳이 거의 없으므로 반드시 주변환경을 꼭 체크해야만 한다.

이렇게 강조하지만 결국 아파트는 많은 사람들이 한건물에 살기 때문에 층간소음 등의 생각지도 못한 트러블로 인해서 또다시 이사를 고민할 수도 있다. 결국 주변환경은 복불복이라 운이 좀 따라줘야 한다.

2. 결함 주택

결함주택은 대부분 입주해서 살면서 알게 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사설 부동산 주택의 경우는 집의 품질도 천차만별이다. 꼭 월세가 높다고 결함주택이 걸리지 않을 거라는 보장도 없다.
이에 반해 UR주택은 정부가 철저하게 아파트 시공부터 관리감독까지 하기 때문에 결함주택이 없다고 한다.
실제로 나는 20년간 UR주택에 살고 있지만 UR주택의 결함관련 뉴스를 들어본 적이 없다.

3. 보안설비

보안설비는 사설 부동산 건물에 비해 UR주택이 떨어지는 편이다.
보안설비란 건물입구에서 건물안으로 들어갈 때 비밀번호 입력해야만 건물로 들어갈 수 있는 시설로 입주자나 전기 검침반 등의 등록된 사람을 제외한 잡상인과 같은 외부인의 접근을 막는 효과가 있다.
이런 보안시설은 월세가 조금 비싼 사설 부동산의 맨션에는 대부분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UR주택은 고층 타워 맨션을 제외한 대부분의 아파트에는 이런 보안 시설을 갖추고 있지 않다.
따라서 UR주택은 누구나 제제없이 아파트 건물안으로 들어갈 수 있다.
한국은 아파트 경비원 아저씨가 택배도 대신 받아주고 한다지만 UR주택은 경비원도 없다. 아파트 전체를 관리하는 관리실만 있을 뿐이다.

UR의 고층 타워 맨션은 아파트입구의 보안 시설뿐만 아니라 24시간 상주하는 경비원도 있어서 보안이 상당히 잘 되어있다. 그렇지만 타워 맨션은 월세가 꽤 비싸다.
나도 3년정도 고층 타워 맨션에서 살았었는데 더블침대 3개면 꽉 차는 크기의 원룸이었는데 월세가 16만엔이나 했다.

여성분들은 보안설비가 잘된 곳으로 들어가야 안전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일본은 한국처럼 치안이 잘된 안전한 나라이기때문에 맨션이라면 굳이 여성이라고 해서 보안설비가 있는 곳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보안설비가 있으면 잡상인이 출입할 수 없기 때문에 잡상인이 방해하는 것이 싫다면 사설부동산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사실 학생이나 직장인은 어차피 아침에 나가서 저녁이후에 귀가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평일에 잡상인과 마주칠 일은 거의 없다. 물론 휴일에는 잡상인이 찾아올 수는 있지만 그것도 한달에 한두 번 정도 마주칠까 말까다.
따라서 보안설비는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4. 냉난방

일본은 홋카이도와 같은 북쪽 지방을 제외한 대부분의 지역에서 냉난방으로 에어컨을 사용한다.
도쿄는 한 겨울에도 영하로 내려가는 경우는 없어서 얼음이 어는 경우를 보기 어렵다.

일본의 에어컨은 여름엔 차가운 바람이 겨울엔 따뜻한 바람이 나온다. 일본의 사설부동산의 건물은 월세가 싼 아파트에도 대부분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다.
UR주택은 너무 오래되지 않은 아파트라면 에어컨이 한 대 이상 설치되어 있으나 오래된 UR주택은 에어컨이 설치되어 있지 않은 건물도 있다.
일본은 섬나라여서 여름에는 기분 나쁠 정도로 후덥지근하기때문에 에어컨 없이는 살기 어렵다.
따라서 방을 구할 때는 반드시 에어컨 설치 유무를 체크하는 것이 좋다.

물론 설치된 에어컨은 비싼 에어컨이 아니므로 각종 고급기능을 탑재한 비싼 에어컨 필요하다면 설치된 에어컨을 떼고 새로 구입한 에어컨을 사용하다가 이사할 때 원상복구해 놓으면 된다.

UR주택은 특별히 건축 년수가 25년이하인 비교적 새로운 건물은 대부분 床暖房(ゆかだんぼう:유카담보)라고 하는 온돌시스템이 설치되어 있다.
물론 그렇다고 한국처럼 집전체가 온돌시스템이 되어 있는 것은 아니고 대부분 거실에만 설치되어 있다.
아마도 대부분의 시간을 거실에서 보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나는 에어컨 바람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특히 겨울은 에어컨에서 불어오는 따뜻한 바람때문에 방이 쉽게 건조되고 먼지도 쉽게 쌓이기 때문에 나는 반드시 온돌시스템이 있는 맨션으로만 이사한다.

사설부동산은 床暖房와 같은 온돌시스템 설비를 갖춘 아파트가 거의 없다. 아니 99.9% 없다고 봐도 된다.
겨울에도 한국처럼 따뜻한 방바닥에서 지내고 싶은 사람은 UR주택을 추천한다. 그렇지 않다면 전기 카펫이나 전기 장판을 구입하는 것이 좋다.

5. 애완동물

사설부동산 건물도 애완동물을 금지하는 아파트가 많지만 UR주택에 비하면 애완동물과 함께 생활이 가능한 아파트가 꽤 있는 편이다.

UR주택은 10여년전까지만 해도 애완동물을 집에서 기를 수 없었다. 더군다나 아파트 단지안의 잔디가 깔린 공원에서 애완동물을 데리고 다니는 것을 금지하는 곳도 많았다.
애완동물로 인한 소음, 배변 등의 트러블을 미연에 방지하기위한 UR주택의 조치였다.

그런데 최근에는 애완동물과 함께 생활할 수 있는 UR주택이 적지만 보급되고 있으며 기준도 많이 완화되었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아파트 단지에도 아파트 1개동 전체가 애완동물과 함께 살수 있도록 되어있다.
이 아파트는 건물 입구에 애완동물의 발을 씻을 수 있는 시설까지 설치되어 있다.

그러나 아직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실정이라 애완동물과 함께 살고 싶은 분은 사설부동산의 아파트를 이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6. 쓰레기 버리기

일본에서 생활을 시작한 한국인의 블로그나 한국인 인터넷 카페모임 등을 보면 쓰레기 버리는 것과 관련한 트러블과 각종 불평불만 글을 종종 보게 된다.
일반 사설 부동산의 아파트나 맨션을 이용할 경우 쓰레기는 반드시 지정된 날짜에 버려야 한다.
지정된 날짜는 일주일에 두 번 내지 세번으로 정해져 있다. 쓰레기 버리는 날에는 시간도 엄격하게 지켜야만 한다.

예를 들어 쓰레기 버리는 날이 화요일이라고 했을 때 아침에 출근하느라 서두르다 보면 깜빡 잊고 쓰레기를 미쳐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있을 수 있다. 그래서 아예 전날 밤인 월요일 밤에 미리 버려 두면 되지 않을까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이렇게 미리 쓰레기를 버리는 행위도 하지않는 것이 좋다.
주위의 동네 사람들이나 아파트 관리인으로부터 엄중하게 주의를 받을 수가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쓰레기는 지정된 날짜와 지정된 시간에만 버려야 한다.
그리고 태우는 쓰레기와 태우지 않는 쓰레기, 자원쓰레기 등을 분리해서 버려야 하고 쓰레기 봉투도 그 지역에서 사용하는 쓰레기 봉투를 구입해서 버려야만 한다.

이에 반해서 UR주택은 쓰레기 버리기가 비교적 편리한 편이다.
단지로 이루어진 UR주택은 아파트 단지안에 쓰레기를 버리는 별도의 건물이 마련되어 있다.

이 쓰레기 수거 건물은 지역에 따라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도쿄(東京)나 치바(千葉)의 경우 24시간 개방되어 있어서 쓰레기를 버리고 싶을 때 아무 때나 버릴 수 있는 아파트 단지가 많다. 자원쓰레기 모아두는 곳도 별도로 마련돼 있어서 편리하다.
현재 내가 살고 있는 사이타마현(埼玉)의 UR 아파트는 쓰레기장을 일주일에 4일만 개방하고 있다.

또 한가지 편리한 점은 쓰레기 전용 봉투를 사용하지않아도 된다. 그래서 물건을 구입할 때 주는 비닐봉지에 쓰레기를 담아서 버려도 된다. 게다가 분리수거를 할 필요도 없다.
태우는 쓰레기와 태우지못하는 쓰레기, 심지어 병까지 함께 넣어서 버려도 문제되지 않는다.
하지만 분리수거는 협력해줄 것을 추천한다.

7.세탁물 건조 시설

건축 년수가 25년 이하의 UR주택의 경우 대부분 욕실에 세탁물 건조기가 설치되어 있다.
장마철처럼 하루 종일 비가 와서 밖에 세탁물을 널 수 없는 경우에 이 시설이 없으면 방안에다 빨래를 널어야 하는데 잘 마르지도 않을 뿐더러 옷에서 눅눅한 냄새가 날수도 있다. 물론 방안의 습도도 더욱 높아진다.

욕실에 세탁물 건조기가 있으면 욕실에 세탁물을 널어놓고 2시간정도 건조를 하면 뽀송뽀송 하게 말릴 수 있다.
우리 집에는 드럼세탁기가 있다. 드럼세탁기에도 물론 건조 기능이 있지만 전기세도 많이 드는데다 강한 열풍으로 인해서 옷이 상할 수도 있기 때문에 나는 욕실의 세탁물 건조기만 사용한다.

이에 반해 일반 사설부동산의 경우 이런 시설이 비치되어 있는 건물이 거의 없다.
비싼 월세를 지불하는 고급 사설 아파트에는 설치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이 입주하는 사설 아파트는 아예 없다고 생각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는 집을 고를 때 욕실내 세탁물 건조기가 있는가를 가장 중요한 조건 중에 하나로 본다.
일본은 매년 2월부터 5월초순까지 スギ(삼나무) 꽃가루가 날라 다니는데 일본인의 약 40% 이상이 이 삼나무 꽃가루에 대한 알레르기를 가지고 있다.
花粉症(카훈쇼)라는 꽂가루 알레르기의 주된 원인이 바로 スギ(삼나무) 꽃가루다.

花粉症(카훈쇼)란 우리 몸이 꽃가루에 민감하게 반응해서 기침도 나고 코가 막히거나 콧물이 줄줄 흐르고 눈이 가렵고 아프고 머리가 멍해지는 등의 각종 이상 반응을 일으키는 알레르기 증상을 말하는데 심할 경우 정상적인 일상 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일어나게 된다.

물론 증상이 심한 사람도 있지만 약을 복용하지 않아도 될 정도의 가벼운 증상을 보이는 사람도 많다.
나도 일본에 정착한지 10년만에 이 꽃가루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래서 이 시기가 되면 창문도 열지 못하고 빨래도 밖에 널지 못한다. 빨래에 붙어있는 꽃가루로 인해서 바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집안의 환기창은 마스크를 잘라 붙여서 밖으로부터 유입되는 꽃가루를 철저히 봉쇄하고 24시간 꽃가루를 제거하는 공기청정기를 돌린다.

창문을 열지 못하기 때문에 환기도 시킬 수 없다.
퇴근하면 현관 앞에서 모든 옷을 다 벗고 곧장 욕실로 가서 샤워로 몸에 붙은 꽃가루를 다 털어내고 서야 거실로 들어간다.

그런데 이 욕실내 세탁물 건조기가 있으면 빨래를 밖에 널지 않아도 실내에서 2시간만에 건조시킬 수 있기때문에 장마철 뿐만 아니라 꽃가루 시즌에도 나에게 실내 세탁물 건조기는 필수다.
그래서 나는 집을 선택할 때 실내세탁물 건조기가 있는 집만 골라서 이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