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ou are currently viewing 일본 직장인이 도시락을 선호하는 이유

일본 직장인이 도시락을 선호하는 이유

弁当는 일본의 문화다

일본 직장인이 도시락을 선호하는 이유

일본의 직장인은 점심시간에 도시락을 사 먹는 사람들이 상당히 많다.
물론 사내식당을 운영하는 큰 회사의 사원들은 값싼 사내식당을 이용하지만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사내식당을 갖추고 있지 않아서 근처 식당이나 편의점 또는 길거리에서 파는 도시락을 사서 먹는 사람들이 많다.

직장인뿐만 아니라 일본인은 정말 도시락을 많이 사 먹는다.
도시락을 뜻하는 벤토(弁当)라는 일본어가 그대로 영어로 사용되고 있을 정도로 도시락은 이미 세계적인 단어가 되고 있다. 인스타그램에서 “bento”를 검색하면 정말 어마어마한 양의 예쁜 도시락 사진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일본의 도시락은 대중적이기도 하며, 값싼 도시락부터 왠만한 고급 레스토랑의 가격을 훌쩍 넘어가는 고가의 도시락까지 그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조금 큰 수퍼마켓에 가면 각지에서 그날 올라온 지방의 특산물 도시락을 파는 경우도 있다.
유명 관광지나 유명한 도시에서는 그 도시의 기차역에서만 파는 에키벤(駅弁)이라고하는 한정판 도시락도 인기가 많다.

일본에서는 신칸센과 같은 고속 열차를 타고 이동하면서 각 지역의 한정판 에키벤(駅弁)을 먹는 것도 하나의 이벤트로 여긴다.
그만큼 일본은 각 지역별로 개성있고 맛있는 도시락을 팔고 있다.

일본의 직장인이 도시락을 즐겨먹는 이유는 뭘까?

일본의 직장인이 도시락을 즐겨먹는 이유는 멀까

돈이 없어서?
흠.. 맞을 수도 있다. 급여가 적은 사람들은 점심시간에 값싼 도시락을 사 먹기도 하고 수퍼마켓에서 영업마감 1시간전에 하는 세일시간에 가서 반값 세일하는 도시락을 구입하기도 한다.
수퍼마켓에서는 어차피 영업시간이 마감되면 버려야 하는 도시락이니 반값이라도 받아서 영업시간후 폐기 처분하는데 드는 비용도 줄일 수 있고 매출도 올릴 수 있으니 일석이조 일 것이다.

영업마감 직전에 도시락을 구입하는 사람들도 비록 만든 지 몇시간 지난 음식이지만 음식 맛이 떨어지는 것도 아니고 반값에 구입할 수 있으니 식비를 줄이면서도 한끼 식사를 때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고 생각한다.

값싼 음식점은 사실 메뉴도 한정되어 있어서 매일 같은 걸 먹게 되면 질리기 마련이다.
도시락은 파는 업소에 따라 꽤 다양한 종류가 있다. 가격도 값싼 음식점에 비해 그렇게 비싸지도 않기 때문에 질리지 않고 다른 종류의 도시락을 맛볼 수 있어서 즐겨 찾는 사람이 많다.

개인이 운영하는 왠만한 작은 레스토랑도 한끼식사 가격이 1500엔에서 3000엔을 넘어가는 곳도 많아서 결혼하고 맞벌이하지 않는 직장인에게는 매일 시먹기에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한국의 길거리

한국의 길거리

그런데 그렇게 따지면 한국도 마찬가지일 텐데 한국인은 점심시간이나 저녁 끼니를 때우려고 도시락을 사 먹는 사람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왜 그럴까?
의외로 해답은 아주 간단하다.
한국은 길거리를 나가보면 널린 게 음식점이다. 도심 어디를 가도 비슷한 음식점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커피숍도 서로 제살 갉아먹듯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주위에 음식점이 많으니 서로 경쟁이 돼서 가격도 싸다. 음식점이 많으니 점심시간에 길거리를 나가도 줄 서지 않고 한끼 때울 만한 곳이 널리고 널렸다.
따라서 굳이 도시락을 사와서 사무실에서 냄새 피우면서 끼니를 때울 필요는 당연히 없다.
점심시간에 파는 도시락은 2-3시간전에 만들어 놓은 게 대부분이라 추운 겨울에는 차갑게 식은 밥을 먹을 수도 있고 더운 여름에는 자칫 상한 음식을 먹고 배탈이 날 수도 있는데 굳이 이런 수고를 들여가면서 도시락을 먹을 한국인은 별로 없다고 생각한다.

나는 세계여행을 좋아해서 여러 나라를 가봤지만 한국처럼 어딜 가도 길거리에 음식점들이 빼곡히 있는 나라는 본적이 없다.
“저렇게 가까이에 음식점들이 들어서면 장사가 될까?”라고 생각한 적이 한두번도 아니다.
뭐, 사 먹는 우리 입장에서는 경쟁이 격화돼서 가격이 내려가면 좋지만 말이다.

일본의 길거리

일본의 길거리

이에 반해 일본의 주택가에는 음식점이 그렇게 많이 눈에 띄지 않는다.
전철역 근처에는 눈에 익은 값싼 패밀리 레스토랑부터 고급 레스토랑까지 많은 음식점이 밀집되어 있지만 조금만 역에서 떨어져도 음식점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개인이 운영하는 음식점도 그렇게 많지 않고 또 이런 음식점들은 하루 영업시간도 들쑥날쑥하고 영업시간이 짧은 곳도 많다.

사무실 밀집지역은 사정이 더욱 안 좋다.
레스토랑이 너무 적어서 점심시간에 직장인들이 몰려나오면 줄을 서서 대기해서 들어가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무더운 여름에는 후덥지근한 태양 볏 아래서 긴 시간 레스토랑 앞에서 줄을 서는 것은 정말 최악이다.
싼 체인점 레스토랑의 경우에는 마치 일상처럼 긴 줄을 서야만 하고, 식사를 마치면 빨리 나가야 한다. 안 나가면 정말 눈치가 보인다.

일본은 큰 회사일수록 시간관념이 철저해서 점심시간 1시간을 단 1분이라도 넘어버리면 업무태도가 좋지 않다고 본다. 따라서 중대규모 기업에 입사한 분들은 시간 개념을 잘 지켜야만 좋은 이미지를 줄 수 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일본 직장인은 도시락을 사면 시간도 절약할 수 있고, 줄을 서지 않아도 되는 도시락을 자연스럽게 선호하게 된다.

내가 근무하는 곳은 사내 식당이 있어서 도시락을 사 먹는 경우는 거의 없지만 가끔 사내식당 메뉴가 마음에 안들 때는 사무실 근처의 레스토랑에서 점심을 먹으려고 나갔다가도 레스토랑 앞에 서있는 긴 줄을 보고 이내 회사로 돌아와서 편의점 도시락을 사 먹는 경우가 가끔 있다.
난 기다리는 걸 좀 싫어하는 편이다.

사실 일본 도시락은 저렴하지도 않다.
편의점에서 도시락 하나에 샐러드까지 구입하면 800엔 이상 드는 경우도 허다해서 근처 식당에서 먹는 것이 더 싸게 먹히는 경우도 많다.

결론!

일본은 한국과 달리 길거리에 음식점이 별로 없어서 도시락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다.
도시락은 일본 직장인에게 시간을 절약해 주고 간편하게 먹을 수 있기 때문에 선호한다.